[황춘홍대표_오피니언 컬럼] 국군의 날, 호국영령의 뜻을 기리는 다짐

작성자
(주)다우진유전자연구소
작성일
2022-10-07 11:13
조회
613


[4회 황춘홍대표 오피니언 컬럼] 국군의 날, 호국영령의 뜻을 기리는 다짐

외세의 무수한 공격 속에서도 오천년 역사 가진 유일한 국가
우리 민족 DNA엔 불굴의 정신, 고스란히 대물림되고 있는 듯

6·25 전사자 유해 발굴 진행, 매장 위치·신원 확인에 난관
소중한 생명 나라 위해 희생한 순국선열·호국영령 감사·존경

<사이언스 칼럼>

지난 10월 1일은 국군의 날이었다. 6·25전쟁 당시 우리 군(軍)이 북진에 나서 38선을 돌파한 날이기도 하다. 우리 국군은 1948년에 창설되어 1956년부터 10월 1일을 국군의 날로 정해 매년 기념하고 있다. 올해는 국군의 날 기념행사가 2016년 이후 6년 만에 계룡대에서 열렸다.

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에 따르면 1950년 6월 25일부터 정전협정이 체결된 1953년 7월 27일까지 3년여 동안 계속된 6·25전쟁으로 국군 사망자는 13만7,899명에 달했다.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북한군에 맞서 싸운 유엔군 사망자는 3만7,902명이라고 한다.

전쟁으로 인해 수많은 민간인과 군인들이 희생되었다. 그 유해는 아직도 전국 곳곳에 흩어져있다. 누구에게나 하나밖에 없는 소중한 생명이다. 그분들의 숭고한 희생이 없었다면 과연 전 세계에 K-한류의 붐을 일으키고 있는 지금의 대한민국이 있을 수 있을까?

정부에서는 '국가적 차원의 숭고한 호국보훈사업'으로 전사자 유해 발굴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나라를 위해 희생된 분들은 국가가 끝까지 책임진다'라는 국가의 무한 책임 의지를 실현하기 위해 시행하는 것이다. 6·25전쟁 당시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쳤으나 이름 모를 산야에 남겨진 12만3,000여 위 호국 용사들의 유해를 찾아 조국의 품으로 모시고 있다.

전사자 유해 발굴사업은 2000년 6·25전쟁 50주년 기념사업으로 국방부와 육군본부 주관으로 추진하기 시작했다. 현재까지 총 1만2,930구 호국영령들의 유해를 발굴했고 이 중 195위의 신원이 확인돼 가족 품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이 사업은 전사자 관련 자료가 부족하거나 지역주민이나 참전용사 증언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6·25세대의 고령화로 인해 매장된 위치를 파악하기가 매우 어려울 뿐 아니라 국토개발과 전투지역의 훼손이 심해져 시간이 지날수록 발굴이 어려워지고 있다. 또 유해의 신원확인을 위해 DNA 유전자 검사에 의존할 수밖에 없어 발굴되더라도 유해 보존 상태가 좋지 않아 유족 확인을 위한 정확한 유전자 정보를 얻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전장이라는 특수성으로 인해 발견되는 대부분의 유해는 연소, 분쇄된 경우가 많다. 6·25 전사자 유해의 경우 50년 이상 방치되어 훼손 정도가 심해 유전자 정보를 활용한 신원확인이 가능한 경우가 매우 제한적이다. 유골에서의 DNA 검사는 핵 DNA에 존재하는 STR(Short Tandem Repeat) 유전자 마커와 미토콘드리아 DNA 내에 존재하는 과변이 영역(Hyper variable Region, HV)을 주로 분석해 유전자 정보를 활용해 신원확인에 활용된다. 오래되고 훼손된 유골의 경우 매우 미량의 DNA가 검출되고 심하게 분해되어 있으며 유전자증폭 방해물질도 많이 포함되어 있어 많은 어려움이 존재한다.

특히 6·25 전사자 유해의 경우 전쟁으로 야산에 매장되어 유골 상태가 대부분 좋지 않아서 일반적으로 매장된 유골에서의 DNA 검사보다 유전자분석이 더욱 어렵다고 할 수 있다. 유골에서 DNA 검사는 일반인의 경우 서로 자기 집안의 묘라고 분쟁이 발생하는 경우나 혈연관계 증명을 해야 할 때 주로 유골에서 DNA 검사를 수행한다. 유골에서 미량의 DNA가 검출되기 때문에 대퇴부 부위의 뼈나 치아에서 비교적 유전자분석 결과를 얻을 가능성이 크다. 유골의 경우 매장지역 특성에 따라 다르지만, 어느 정도 유골의 형태가 있으면 DNA 분석이 가능하다. 최근에는 200년 이상 된 천주교도 유해에서도 DNA 분석이 가능해 신원 확인된 사례도 보도되었다.

유골에서 DNA를 추출하는 과정은 매우 어렵다. 대부분 유골은 매장되어 있으므로 미생물 등에 의해 부패가 많이 되어있다. DNA 추출을 위한 전처리 과정도 2~3주 정도 소요되며, DNA 추출 과정에서도 몸에 해로운 유기용매가 사용되는 등 검사 과정이 매우 힘이 든다. 이렇게 어려운 과정을 통해 얻게 된 유전자분석 결과로 신원이 확인되거나 가족을 찾게 되는 경우 많은 보람을 느끼게 된다. 반대로 유골 시료량이 매우 적더라도 단 한 번의 분석으로 누군가의 가족을 찾게 되거나 사건이 해결될 수 있는 예도 있다.

모든 유골에서 유전자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유골 상태에 따라 유전자 정보 결과를 얻지 못할 수도 있다. 화장된 유골의 경우 고열에 의해 DNA가 손상되었기 때문에 DNA 분석이 불가능해 아쉬움이 있다. 향후 과학기술이 더욱 발전해 화장된 유골에서도 DNA 분석이 가능할 수 있다면 더 많은 사람이 가슴속에 묻어두었던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최근에는 6·25 전사자 유해 발굴뿐만 아니라 5·18 민주화운동 유해 발굴사업을 통해 신원이 확인되어 보도되었고 제주 4·3사건 유해에서도 DNA 검사를 통한 신원확인이 수행되고 있다. 이렇게 과거사 진상규명을 위한 유해 발굴사업이 계속될 수 있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유전자감식 기술의 발달로 미량의 시료에서도 DNA 분석이 가능해진 결과이다. 앞으로도 더욱 획기적인 과학기술의 발달로 잠들어있던 많은 미제 사건들이 해결될 수 있는 날들을 손꼽아 기다려 본다,

우리나라는 오천 년 역사를 가진 유일한 국가이며 지리적 위치 때문에 긴 역사 동안 외세의 공격을 무수히 받았지만, 특유의 불굴 의지로 지금까지 지켜냈다. 특히 전쟁 때는 군인뿐만 아니라 민간에서도 의병들을 조직해서 적과 싸웠다. 일제 치하에서는 국내와 해외에서 조직을 만들어 독립운동을 했고 많은 국가적 위기 때마다 전 국민이 힘을 합쳐 극복해 왔다. 최근 미국에서 LA 폭동 사건이 재조명되는 가운데 당시 한인타운에서만 유일하게 폭동 세력과 대치해 조직적으로 싸워 지켜냈다고 한다.

우리 민족 DNA에는 불굴의 민족정신이 고스란히 대물림되고 있는 것 같다. 하나뿐인 소중한 생명을 나라를 지키기 위해 희생하신 이 땅의 무수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께 마음속 깊은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바친다. 당신들이 계셔서 지금의 우리가 존재할 수 있음에 그 뜻을 잊지 않고 가슴 깊이 새겨 대한민국 발전과 번영에 이바지할 수 있는 후손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해 본다.

http://www.ulkyung.kr/news/articleView.html?idxno=6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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