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춘홍대표_오피니언 컬럼] 꿈속에라도 만나고 싶은 혈육

작성자
(주)다우진유전자연구소
작성일
2023-08-25 15:08
조회
255
 

[황춘홍대표_오피니언 컬럼] 꿈속에라도 만나고 싶은 혈육

음력 8월 13일 ‘이산가족의 날’ 지정 통일부, 9월 27일 제1회 기념식 예정
이산가족에 대한 국민 인식 제고 추진
최근 5년간 이산가족 상봉 중단 상태
70대 이상 85.2%…사망 대비책 필요
오는 11월까지 이산가족 유전자 검사
올 추석엔 혈육 생사 확인할 수 있기를


2023년 3월 28일 '남북 이산가족 생사 확인 및 교류 촉진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공포됨에 따라 '이산가족의 날'(추석 전전(前前)날, 음력 8월 13일)이 국가기념일로 지정됐다. 이에 따라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이산가족의 날의 취지에 맞는 기념행사와 홍보를 할 수 있다. 통일부에서는 오는 9월 27일 제1회 기념식을 열어 이산가족을 위로하고 이산가족에 대한 국민 인식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2023년은 정전 7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해 이산가족들에게 가족 상봉은 더욱 절실할 것이다. 하지만 최근 5년 동안 이산가족 상봉이 중단된데다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 중 현재까지 1만 6,000명이 사망한 것으로 보고되었다. 이산가족 문제는 고령화로 인해 시급성이 요구되는 인도적 사안이며 남북관계의 최우선 과제라 할 수 있다. 정부가 지난해 9월 북한 당국에 이산가족 관련 회담을 제안했지만, 북한이 응답하지 않고 있다.

 이러한 남북관계의 단절은 한반도 평화에 큰 위협을 줄 뿐 아니라 고령의 이산가족들은 가족 생사 확인조차 하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기 그지없다. 70년 이상 헤어진 이산가족의 생사 확인이 남북의 상황 변화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현실이다. 이를 고려할 때 이산가족 문제는 더 이상 남북 당국자 간 문제가 아니라 인권이라는 인류 보편적 가치 차원에서 접근하도록 하는 인식 전환이 매우 필요한 시기이다.

 통일부 남북이산가족찾기 이산가족정보통합시스템에 따르면, 2023년 6월 30일 기준 등록된 이산가족 수는 13만3,681명이다. 이중 사망자는 9만2,767명(69.4%)이며 생존자는 4만914명(30.6%)으로 보고되었다. 이산가족 생존자의 연령대 비율을 보면, 70대 이상이 전체의 85.2%를 차지하고 있어 이산가족 고령화에 따른 사망 증가 대비책이 매우 시급하다고 하겠다.

 따라서 생존한 이산가족 유전자 정보에 대한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통해 이산가족들의 사후 및 통일 이후 가족관계 확인을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 가족관계 확인 및 복원, 재산권, 상속 등 각종 법률관계 확정을 위한 준비를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절차라고 할 수 있다.

 통일부에서는 그 차원에서 고령의 이산가족 사망에 대비해 남북 이산가족의 가족 확인을 위한 유전자 검사 및 보관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지난 2014년부터 시범사업을 시작해 2022년까지 대략 2만6,000명 이상의 이산가족 유전자 정보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끝냈다. 이어 '2023년 남북 이산가족 유전자 검사 사업'을 시행 중이다. 이산가족정보 시스템에 등록된 이산가족 중 유전자 검사를 희망한 1,000명의 이산가족을 대상으로 혈액, 모발 등의 시료를 채취하여 진행한다. 오는 12월까지 사업을 완료한 후 통일부 이산가족 유전정보 데이터베이스에 유전정보를 보관할 계획이다.

 2023년도 남북 이산가족 유전자 검사 사업은 전화 조사원이 8월부터 이산가족을 대상으로 유무선을 통해 전화 통화를 한 후 검사에 동의하면 오는 11월까지 실시할 예정이다. 신청 자격은 이산가족으로 등록돼 있으면 누구나 가능하며, 이산가족이 사망하였으면 자녀들도 신청할 수 있다. 이산가족 1세대 본인 또는 가족으로 1인 이상 이산가족정보통합시스템(https://reunion.unikorea.go.kr)에서 신청할 수 있고 대한적십자사나 통일부 이산가족과에서도 신청이 가능하다.

 70년이라는 세월을 떨어져 지내며 가족 생사조차 알 수 없는 상황이기에 많은 이산가족이 유전자 검사를 통해 향후 피붙이를 찾을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본다. 추석이 다가오면 다들 고향을 찾아서 그리운 가족들을 만나 정을 나누면서 고된 일상의 짐들을 잠시나마 덜게 된다.

 하지만 이산가족들은 긴 세월을 눈앞 고향 땅에 가족들이 있는데도 눈물로 지샐 뿐이었다. 이산가족의 날이 국가기념일로 지정된 올해에도 무척 외로운 전통명절을 보내게 될 것 같다. 지구상 유일한 분단국가로 남은 대한민국에서 이산가족들은 죽어서라도 가족을 만나고 싶은 애달픈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버틸 것이다. 생존한 이산가족의 절반 이상이 80대 이상의 고령이라 이번 추석에는 혈육의 생사라도 전해 들을 수 있는 한 해가 되기를 간절히 기대한다.

출처 : 울산경제신문(http://www.ulkyung.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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