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춘홍대표_오피니언 칼럼]노화예방을 통한 슬기로운 100세 시대
작성자 :
(주)다우진유전자연구소
작성일 :
2024-02-26 17:16
조회 :
160
DNA 손상 유전체 불안정되면
세포 정체성 상실해 노화 발생
생활습관 통해 속도 늦출 수도
기억훈련 등 뇌건강 관리 중요
건강수명 지키는 지혜 필요해
최근 인류의 수명이 150세 이상이 될 거라는 전망이 나왔다. 우리가 예전보다 훨씬 오래 살게 된 것은 분명한데, 그만큼 삶의 질도 높아졌는지는 의문이다. 기본적인 삶을 영위하는데 있어 큰 어려움이 없는 대부분의 부유한 나라에서도 10년 넘게 이런저런 질병에 시달리다가 삶을 마감하는 사례는 여전히 허다하다. 수명이 길어질수록 얼마나 장수하느냐 보다, 어떻게 하면 더 건강하게 살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해지는 건 바로 이 때문이다.
최근에는 '노화'도 치료 할 수 있는 질병으로 간주하고 노화를 늦추고 멈추며 되돌리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있다. 무병장수하기 위해서는 '우리는 왜 늙는가'의 문제부터 짚어봐야 한다. 뉴캐슬대학교의 토머스 커크우드 (Thomas Kirkwood)는 인간의 노화를 '생물의 가용 자원'이란 관점에서 바라보았다. 이를 바탕으로 그가 주장해왔던 것이 '일회용 체세포 가설(disposable soma hypothesis)'이다. 이 가설은 생명체가 가지고 있는 에너지가 한정돼 있어서, 번식과 체세포를 동시에 유지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는 개념이다. 쉽게 말해 빨리 번식하면 일찍 죽고 늦게 번식하면 체세포, 즉 몸을 오래 유지할 수 있게 된다는 논리다. 생식에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게 되면 결국 체세포를 유지하기 힘들어지고 생존기능이 저하되는데, 이것이 바로 '노화'다. 예를 들어 종족보존을 위해 짧은 기간 동안 활발히 번식을 하는 설치류는 수명이 짧아지고, 반면 수십 년에 걸쳐 오랜 세월 동안 천천히 번식을 하는 맹금류는 수명이 더 길어지는 쪽으로 진화한다는 것이다.
세포내 노화를 일으키는 노화징표들이 있다. 대표적으로 DNA 손상으로 생긴 유전적 불안성, 염색체를 보호하는 끝부분인 텔로미어(telomere)의 마모, 유전자가 켜지고 꺼질지를 조절하는 후성유전체 (epigenome)의 변화, 단백질 항상성(proteosis)이라는 단백질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능력의 상실, 대사변화로 생기는 영양소 감지 능력의 혼란, 미토콘드리아 기능의 이상, 건강한 세포에 염증을 일으키는 노화세포의 축적, 줄기세포의 소진, 세포내 의사소통 변형과 염증분자의 생성 등이 주요 현상이다. 이러한 노화의 징표들을 늦출 수 만 있다면 우리는 삶에서 건강한 기간을 더욱더 늘릴 수 있다.
그렇다면 노화는 어떻게 발생하게 되는가?
세포내 노화를 일으키는 별도의 유전자가 있는 것은 아니다. 세포내 DNA가 손상되어 유전체가 불안정하게되면 후성유전체(epigenome)라고 불리는 유전가능한 형질인 DNA 포장과 유전자조절의 교란이 발생하게 된다. 이로 인해 세포가 고유한 정체성을 상실하게 되면서 노화가 발생하게 된다는 것이 가장 일반적으로 알려진 '세포노화이론'이다. 여기에는 심오한 의미가 담겨져 있다. 노화단계 중 어느 한단계를 개입할 수 있다면 수명을 늘리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나아가 모든 단계를 개입 할 수 있다면 세포 노화를 멈출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노화를 지연시켜서 건강수명을 연장 할 수 있을까?
노화의 원인은 대부분 유전자가 아니라 생활습관에 의해 발생하기 때문에 운동을 꾸준히 하고 건강한 식단을 유지하면 후성유전정보가 상실되는 속도를 줄일 수 있다.
약한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몸이나 세포가 반응해 활성을 띄는 현상을 '호르메시스(hormecis)'라고 하는데 우리 몸은 이렇게 목숨을 잃지 않을 정도로 자극하면 강해진다. 계단을 오르거나 책상 앞에 서서 일하거나 식사량을 줄이면 몸은 마치 투쟁상태인 것처럼 위협을 느끼게되며 이때 고통과 싸우는 물질이 생성되어 노화나 질병으로부터 지켜주게 된다.
또한 나이 들어도 활력 있게 살기위해서는 뇌건강이 중요하다. 뇌가 스트레스 등으로 흥분하면 노화가 빨라지게 된다. 명상으로 정신을 가다듬거나 기억력훈련을 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피부는 건강을 확인하는 좋은 지표다. 사람의 노화는 피부의 주름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겉모습만으로도 나이를 쉽게 추정할 수 있다. 건강한 식생활을 유지하고 적당한 운동을 꾸준히 하면 피부상태는 이전보다 훨씬 좋아지게된다. 노화는 후성유전정보의 상실로 발생하고 혈액으로 생물학적 나이를 알 수 있는 만큼, 적절한 생활습관으로 빠르게 흘러가는 시간을 지연시킬 수 있다.
이렇듯 지금의 생활습관에 따라 노화속도가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병에 걸리고 나서 치료하면 너무 늦다. 그리고 늙어 병들어 병간호가 필요하게되면 사회적 손실도 초래하게 된다. 고령자가 오랜 기간 사회에 이바지하고 젊은 세대에게 지혜를 물려줄 수 있도록 건강수명을 지키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데이비드 A. 싱클레어, 매슈 D. 러플랜트의 노화의 종말 참고)
*외부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출처 : 울산경제신문(http://www.ulkyung.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