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춘홍 대표 오피이언 칼럼]

저성장 시대의 비즈니스 전략,  경기침체 지속되고 있는 지금 시대
기술혁신으론 경제 성장 주도 불가 기업 활동서 사회적 가치 창조하고
문화 풍요로움 통한 사회발전 추구 환경 보호 등 책임 있는 소비 필요

황춘홍 다우진 유전자연구소 대표이사

21세기를 사는 우리는 저성장·경기침체의 시대를 살고 있다. 현재의 비즈니스 상황은 코로나19가 장기적으로 지속된 시점에서 이전 시대로 돌아가기는 어렵다는 인식이 퍼져있는 듯하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저성장과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는 이 시대를 잘 극복하며 살아갈 수 있을까?

기존 성장주도 시기는 기술혁신을 통해 경제성장을 추구하고 이러한 기업활동으로 대량 소비를 촉진하는 시대였다고 말한다. 하지만 저성장 시기는 물질적인 풍요가 포화 상태로 접어들어 더 이상의 기술혁신으로는 경제성장을 주도하기에는 어렵다고 한다.

우리 생활을 급격하게 바꿔놓은 인터넷과 인공지능 등을 예로 들어보자. 혁신적인 기술이 경제성장률을 높였지만, 기술혁명과 경제성장이 서로 상관관계가 있음을 입증할 데이터는 존재하지 않는다. 세계은행이 발행한 '2015~2016년 국제금융개발보고서: 장기 금융'(Global Financial Development Report 2015/2016: Long-Term Finance)에도 인터넷이 경제성장에 영향을 끼쳤는지에 대해 결론 낼 수 없다고 했다.

인터넷이 우리 생활을 편리하게 변화시킨 것은 맞지만, 보급된 지 25년이 지났는데도 아직 경제성장에 영향을 미쳤다는 결론을 못 내리고 있다는 점은 매우 놀랍다. 국내에서는 1997년 7월 두루넷에 의해 국내 첫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가 시작됐고 1999년 4월부터 하나로통신이 전화선을 이용해 컴퓨터가 데이터 통신을 할 수 있게 하는 상용서비스를 본격화했다.

구체적인 사례 하나 더. 고속도로 통행료 자동 지불 시스템이 개발돼 이용에 있어서 편리하기는 하지만 그로 인해 통행 횟수가 2~3배 증가하고 수요가 더 늘어나 경제성장이 증가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앞으로 이러한 저성장 시대에서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기업활동에서도 창의적 가치 창조가 필요하다. 미국의 독일계 유대인 여류 정치철학자 한나 아렌트(Hanna Arendt)의 <인간의 조건(The Human Condition)>(1958)에서는 직업으로서의 일 종류를 세 가지로 분류했다. 첫째, 생존하기 위해 식량과 일용품을 얻는 행위는 노동(labor)이고, 둘째, 쾌적하게 살아가기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는 행위는 일(work)이며, 셋째, 건전한 사회의 건설과 운영에 관여하는 행위는 활동 (action)으로 나눌 수 있다고 했다.

기존의 육체적·정신적인 노동 집약적 근로에 의한 생산성 강화적인 사업 방향에서 기업의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활동으로서 가치가 필요하다고 하겠다. 이를 위해 인간의 인간다운 삶을 추구하는 휴머니즘에 기초하여 노동에 의한 생산성 집약적 사업이 아닌 살아갈 가치가 있는 사회를 만드는데 이바지하고, 인간다운 삶을 추구하는 활동 형태의 기업으로 대전환이 필요하다. 비즈니스의 원래 목적이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는 일 또는 사회를 더욱 풍요로운 곳으로 만드는 일이라면 이제는 그 목적처럼 우리 사회를 더욱 풍요롭게 하기 위해 개개인이 주도적으로 가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활동이 수반되어야 한다.

지금같은 물질적 풍요의 시대에서는 소량의 가치 창조를 위한 비즈니스 영역이 더욱 성장하게 될 것이다. 예를 들어 예술작품의 경우 제작에 드는 비용과 노동력에는 크게 차이가 없으며 똑같이 캔버스에 그려진 그림이라 할지라도 그 가치는 수천만 원에서 수백억 원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기존 비즈니스 활동 영역이 문명적 편리성을 높이는 방향이었다면 이제는 문화적 풍요로움을 향상해 사회발전을 추구하는 방향으로서의 전환이 필요한 시대이다.

소비에서도 환경오염 방지와 동물보호 등 다음 세대를 위한 책임 있는 소비로 전환되고 있다. 결국엔 가장 효율적으로 도움이 되는 물건을 제공하는 기업이 성공하게 될 것이다. 새로운 경제활동의 변환이 예상되는 시대에서 기업의 가치를 추구해야 하는 리더에게는 무엇이 필요할 것인가? 다양한 분야에 대한 호기심과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끈기, 다양한 상황변화에 대처할 수 있는 유연성, 수많은 기업경영의 어려움 속에서도 성장의 기회를 찾을 수 있는 낙관성과 새로운 분야에 과감히 도전하여 적극적으로 위험을 감수할 수 있는 도전정신이 아닐까 싶다.

출처 : 울산경제신문